15071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vs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015. 7. 13. 00:43야구/MLB

 

 

몇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엄청난 명경기가 나왔다. 그것도 강정호가 큰 활약을 한..

한편의 잘 만든 영화처럼 주인공이 계속 악당에게 얻어터지고 궁지에 몰리고

끝나기 직전까지 갔다가 몇번이고 기적처럼 되살아나고

결국에는 승리를 쟁취하는 뭐 그런..

 

 

0-0으로 맞선 2회초 선발 AJ 버넷이 투아웃을 잡은 후 마크 레이놀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주심은 공에 맞아 파울이 된 것으로 판정. 아웃이 되고 공수교대가 되어야 할 상황에 다시 타석에 들어선 레이놀즈는 바로 홈런을 때려 0-1 이 되고 이에 열받은 포수 서벨리와 허들 감독은 판정에 항의하다 둘다 퇴장을 당하고 만다. 슬로비디오로 몇번을 봐도 헛스윙 아웃이었던 명백한 오심에 오히려 주전 포수와 감독이 억울한 퇴장만 당한 상황.. 초반부터 경기가 꼬이는 파이어리츠

참고로 이 판정은 비디오판독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점수가 0-3까지 벌어진 5회말 2사후 타석에 들어선 투수 버넷은 10년만에 홈런을 때려내고 한점을 만회한다.

웬만한 투수라면 이성을 잃고 열받을 만도 하지만 꾹꾹 참고 꾸역꾸역 던지면서 홈런까지 때려낸..

 

 

그렇게 1-3으로 뒤져서 후반으로 접어든 8회말 1사 2루에서 강정호가 적시타를 때려내어 2-3으로 추격.. 2루주자가 홈으로 가는 중계플레이 동안 포수가 공을 놓친 틈을 타 강정호는 빠르게 2루까지 도달하고.. 이어진 알바레즈의 적시타 때 바로 득점에 성공하여 3-3 동점이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뒤쳐졌던 분위기를 만회한 파이어리츠가 승산이 있다고 여겨졌는데..

 

 

그러나 10회초 불의의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3-4로 뒤진 채로 맞이한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강정호는 카디널스의 마무리 로젠탈의 97마일 직구를 밀어쳐 2루타성 타구를 쳐내고 중계플레이가 지지부진한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린다. 2아웃이 아닌 상황에서 2루와 3루는 엄청난 차이를 가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절호의 기회를 맞은 파이어리츠. 이어진 스튜어트의 적시타로 다시 동점을 만들고.. 로젠탈의 올해 2 블론세이브에 모두 간섭을 하게 된 강정호.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지만 14회초 또다시 적시타를 맞고 4-5로 뒤지게 되는데..

 

 

긴 동점상황에서 나온 상대의 득점에 이번엔 힘들것 같다는 불안감에 경기는 이미 다섯시간을 넘어 자정이 지났고.. 하지만 14회말 다시 선두타자의 안타로 기회를 잡은 파이어리츠. 타석에는 가장 믿을만한 타자 맥커친이 들어선다. 1구 높은볼.. 그러나 스트라이크 콜.. 맥커친의 허탈한 표정과 홈팬들의 엄청난 야유..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바로 영화처럼 쳐낸 역전 끝내기 투런홈런..

 

 

많은 일들이 있었던 이 경기에서 지면 타격이 컸을텐데 기적같은 역전 끝내기 투런으로 경기를 가져왔으니.. 기분 째지는건 당연한 것. 이 홈런으로 맥커친은 18경기 연속 안타기록도 계속 이어가게 되었다.

모든 선수들이 경기내내 불리한 상황 속에서 악에 받쳐서 경기를 치렀을텐데 이 한방으로 모든 보답을 받았을 듯..

 

 

끝내기는 물론 맥커친이 해냈지만 강정호 또한 패배 직전의 팀을 두번씩이나 하드캐리하면서 (물론 수비도 꽤 준수했음) 결국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 경기.. 맥커친이 못해냈다면 바로 다음 타자가 강정호였으니 다시 한번 기대할 만도 했겠지만 - 그렇게 되었다면 그야말로 슈퍼울트라히어로가 되었을 - 그래도 팀의 간판타자가 이렇게 끝낸 것도 꽤 멋진 그림이 되었다.

게임의 결과도 그렇고 내용, 과정 자체가 워낙 드라마틱했던 이 경기.. 우리도 그렇고 피츠버그 홈팬들에게도 꽤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명경기였을 것이다. 미국 현지 중계에선 맥커친의 홈런 순간 캐스터 풀샤우팅에 해설자는 오마이갓만 계속 외쳐댔으니..

홈런을 맞은 상대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처음 올라와서 던진 투수였다는데.. 어렵게 올라왔는데 좀 불쌍하게 됐지만 뭐 어쩌겠어 -_-..

그게 승부의 세계인것을..

 

맥커친의 끝내기홈런 현지중계 영상. Can you believe this game?